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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주변 편의점 분포현황]

점포수 작년 2만개로 3년새 2배
가맹점 매출은 뚝 떨어져
폐업 등 부실률 9.5%로 급등
“남는 게 없어 야간 알바도 못써요”
본사 순익은 수백억씩 더 뛰어

경기도 용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55)씨는 요즘 감기와 두통 같은 잔병을 달고 산다. 밤 10시에 출근해 밤새워 가게를 본 뒤, 낮 근무를 하는 아르바이트 직원과 재고정리 등을 하고 나면 오전 11시를 넘겨 퇴근하기 일쑤다.

 

‘편의점 사장’인 그가 낮과 밤이 뒤바뀌도록 일에 매달리게 된 것은 1년 전부터다. 직선거리로 100m도 안 되는 곳에 다른 편의점이 생기면서 기존 매출의 3분의 1이 쑥 빠졌다. 김씨는 “심야에 팔아봐야 수중에 떨어지는 돈이 2만원인데, 도저히 야간 알바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아 직접 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 아내가 뇌혈관 이상으로 수술을 받았을 때도 그는 당일 밤 편의점을 지켰다고 한다. 주말에는 부부가 교대로 편의점의 불을 24시간 밝히고 있다.

 

대형 편의점 본사의 무분별한 가맹점 확대로 가맹점주들에게 ‘위기의 신호등’이 켜졌다. 한정된 상권에 편의점들이 밀집하면서 점포당 매출이 떨어지고 부실률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일 밝힌 편의점 점포별 ‘연간 평균 매출액 현황’을 보면, 주요 편의점 체인들 모두 점포당 매출이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편의점 프랜차이즈인 ‘씨유’(CU·옛 훼미리마트)의 경우, 2009년 5억5000여만원이었던 평균 연매출이 지난해에는 5억원을 갓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의 감소폭 역시 비슷해 2009년 5억1595만원에서 2010년 4억84313만원으로 1년 사이에 3000만원가량 줄었다. 미니스톱도 비슷하게 추락해 지난해에는 5억원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프랜차이즈 편의점 점포 수는 급격하게 늘었다. 한국편의점협회가 집계한 국내 편의점 수를 보면, 2006년 말 9928개였던 매장이 2009년 1만4130개로 급증하더니 지난해 말에는 2만개를 넘어섰다. 연도별 신규 점포 수도 근래 가속도가 붙어 2009년 1645개에서 2010년 2807개, 지난해에는 4284개로 매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가맹 본사가 점포 수 확대에 몰입하는 이유는 점주는 신음하더라도 본사는 수익이 늘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수익 구조는 각 점포가 올린 수익을 본사와 점주가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 식이다. 보통 본사와 점주가 35 대 65로 나눠 갖는다. 이 때문에 본사 입장에선 각 점포 수익이 줄더라도 전체 가맹점이 내는 수익의 총합이 늘면 그만큼 이득인 셈이다. 김씨는 “각종 비용의 형태로 본부가 얻는 고정수익이 있어 점주는 매출이 떨어지면 더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에서 빌린 대출의 원금·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해 휴·폐업하거나 부실의 늪에 빠지는 편의점의 비율이 올해 들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보증기금의 분석 결과, 2010년 말 4.6%, 지난해 말 4.8% 수준이었던 편의점 부실률은 올해 8월말 9.5%로 수직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전체 업종의 8월말 부실률 5.9%에 견줘 3.5%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반면 편의점 체인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최근 불어나는 이익을 누리고 있다. 씨유를 운영하는 비지에프리테일은 2009년 490억원이었던 순이익이 지난해 774억원으로 급증했다. 2006년(290억원)과 비교하면 갑절 이상 늘어난 액수다. 지에스(GS)25를 운영하는 지에스리테일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414억원에서 934억원으로 늘었다. 2010년 4월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합병한 코리아세븐은 2010년 229억원이었던 순이익이 1년 사이 509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출처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592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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