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이야기2012.02.01 20:15


<커피전문점 고속성장의 그늘/근무 내내 CCTV 감시/배고파 손님 남긴 빵 먹고/다쳐도 치료는 언감생심…
‘부당 대우’ 알렸다 쫓겨나>


“하도 배고파서 손님이 남긴 빵조각을 먹은 적도 있어요.”
당시 기억을 떠올리니 본인도 어이없었던지 박형진(가명·20)씨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5월 서울 강남지역에 있는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에 처음 출근한 날 “일단 옷 갈아입고 행주부터 드세요”라는 직원의 말에 청소부터 시작했다. 매뉴얼은커녕 근무와 관련한 간단한 지침조차 전해 듣지 못했다. “그냥 실수하다가 혼나는 게 교육이었던 거죠.” 점심때가 훨씬 지났지만 점장이나 직원 누구 하나 밥 먹으라고 챙겨주는 사람도 없었다. 다들 바쁘게 일하고 있어 ‘밥 먹겠다’는 말도 못 꺼냈다. 박씨는 너무 배가 고파 결국 손님이 남긴 빵조각으로 허기를 채웠다.

대학을 그만두고 지난해부터 여러 커피전문점을 돌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박씨는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4320원을 받으며 하루 8시간씩 일한다. 한달에 75만원 정도 벌어 방세와 생활비로 쓴다. 비슷한 시급을 받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 비해 깔끔하고 여유가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커피 만드는 일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박씨에게 ‘커피 한잔의 여유’ 같은 건 몽상이나 다름없었다. 식사시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20분 정도 사무실에 들어가 허겁지겁 밥을 먹고 다시 매장에 나와 일했다. 알바생들 사이에서 ‘커피계의 김밥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메뉴가 많은 이 업체에서는 커피 내리는 일을 제외한 모든 일을 알바생들이 도맡는다. 박씨도 스무디, 빙수, 와플 등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매장 청소까지 거의 모든 일을 했다. 박씨의 팔뚝엔 빵을 굽다 오븐에 덴 흔적이 5㎝가량 남아 있었다. “그냥 연고 바르고 끝이죠. 손목이 아파도 손님 보기에 좋지 않아 파스도 못 붙이는데 치료비 달라는 말은 입 밖에도 못 꺼내요. 다치면 그냥 본인이 알아서 하는 거죠.”

그래도 지난해 7월 종로에 있는 ㅎ 대형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던 때를 생각하니 지금이 낫다고 한다.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심야근무를 하는 동안, 욕설을 내뱉고 무시를 일삼는 취객들을 상대하는 일은 너무 괴로웠다. 그래도 참고 일했다. 그러나 온종일 서 있고 2층을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다리가 너무 아팠다.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어 감히 앉을 용기도 못 냈다. 용케 시시티브이 사각지대를 찾아 우유박스를 세워놓고 잠시 걸터앉아 숨을 돌리곤 했다. 박씨와 함께 일한 직원은 하지정맥류에 걸려 그만뒀다. 박씨도 건강이 나빠져 석달 만에 그만뒀다. 두달 뒤에는 결핵 진단을 받았다.

커피전문점을 그만둔 뒤 지난해 12월 서대문구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한달간 일했다. 이곳은 좀 괜찮겠지 싶었지만 한달 만에 ‘괘씸죄’에 걸려 해고당했다. 하루는 몸이 아파 휴가를 내고 다음날 출근을 했더니, 사장과 사장 엄마가 자신이 오는지 안 오는지를 두고 10만원 내기를 했다고 한다. 사장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형진이 왔으니 10만원 내라”며 좋아하자, 사장 엄마는 박씨에게 “시시티브이에 얼굴 갖다대 보라”고 시켰다. 하라는 대로 얼굴을 쑥 내밀었더니 사장과 사장 엄마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박씨는 자신을 유희거리로 갖고 논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했고, 그런 푸념을 인터넷에 올렸다. 얼마 뒤 사장이 그 글을 발견했고, “우리 카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다음날부터 나오지 말라고 했다.

박씨는 그 뒤 강남 지역으로 옮겨 일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 일도 그만두려고 한다. “손님한테는 최고의 서비스와 친절, 온갖 여유로운 이미지로 홍보하지만, 거기에 혹했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제 알았어요. 커피전문점 일은 더이상 안 할 거예요.”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출처 한겨례(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50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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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여러가지 실태조사등을 통해서 커피전문점 뿐만아니라 편의점등에서 일하는 알바생들의 인권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매장의 이야기는 아니겠지요. 하지만 저도 현장에서 일을 하며 여러가지 광경을 목격한것도 있고 들은것도 많은 편입니다. 일단 최저임금을 못받는 경우도 보았고 휴식시간이나 휴일등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물론 사장님들 속사정도 모르는건 아닙니다. 나날이 오르는 임대료, 식자재 및 각종 재료비 등등..월급이랑 애들 성적빼곤 안오르는게 없다는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실정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장님들께서 인건비등 각종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장님들과 알바들의 갈등은 사소한것에서 시작하더군요..지극히 인간적인 부분들입니다. 매장을 운영하시는 사장님들께서는 내 아들 딸 처럼 생각하며 알바생들을 대해 주시고..알바생들도 조금더 책임감을 가지고 내 부모님 가게 일도와드리는 심정으로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어려운가요?
 

Posted by 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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