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올 하반기 40만명↑…기존 가맹점 폐업도 증가세
비용 5억 이상 투자형 증가세…폐업자 흡수 고용정책 필요
자영업 부문 간 명암이 극명하다. 치킨집과 같은 소자본 점포는 저가 경쟁에 시달리는 반면 5억원 이상이 투자되는 커피전문점 등은 성황이다. 15일 점심 무렵 서울 무교동의 한 커피전문점은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자영업시장에도 불황과 함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 수가 늘어나면 폐업자 수도 덩달아 증가, 사회안전망이 흔들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통계청의 ‘11월 고용동향’ 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가 566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3만5000명 늘어났다. 올 하반기에만 40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이어서 이런 추세로 가면 자영업시장이 심각한 한계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카페 레스토랑 등 5억원 이상 드는 ‘투자형’ 창업시장은 개화기를 맞고 있다.
◆깊어지는 양극화 현상
요즘 창업시장을 주도하는 세대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개인 독립점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택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브랜드 지명도가 낮은 중소 가맹본부는 신규 가맹점이 늘어나지 않아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기존 가맹점주들도 신규 진입자들 탓에 매출이 줄어들어 울상이다.
생계형 창업이 주종을 이루는 대표적인 업종은 치킨점. 보통 33㎡(10평) 이하 매장에 1억원 미만의 창업비용으로 종업원 없이 가족종사자만으로 가게를 열 경우 생계형 창업으로 불린다. 100여개의 중소형 치킨 브랜드 가맹본부에 생닭과 훈제 닭을 공급하는 닭 생산·도매업체 대대푸드원 관계자는 “올 하반기 들어 매출이 평균 15% 정도 감소해 하루 매출이 50만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들은 생계에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창업비용이 5억원 넘게 드는 투자형 창업아이템은 창업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대형 커피전문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카페베네의 가맹점 수는 720개로 올 들어 300곳 이상 늘었다. 매장면적이 165㎡(50평)를 넘는 이 커피점의 창업비용이 서울지역에선 5억원을 웃돌지만 신규 가맹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건물 소유자들이 자녀들에게 점포 경영을 맡기려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수익이 불투명해지자 건물 소유주들이 투자형 창업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빈곤층 추락 막을 대책은 없나
최근 창업시장에 줄지어 진입하는 50대들은 오랜 직장 경험은 있지만 자영업에는 초보자나 마찬가지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창업 후 폐업률이 1년 내 30%, 2년 내 45%로 상승곡선을 이루다 3년 안에 절반 이상인 55%가 문을 닫는다. 다시 재기하기가 힘든 연령대여서 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폐업하는 시니어 세대들을 흡수할 수 있는 고용정책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변명식 장안대 프랜차이즈경영학과 교수는 “가맹점의 경영지도 업무를 맡는 슈퍼바이저는 점주의 경험과 지식을 뛰어넘는 전문가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 반대”라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을 하면서 닦은 노하우를 임금근로자로 변신해 활용할 수 있도록 일정한 요건을 갖춘 폐업자들을 가맹본부의 슈퍼바이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출처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1121587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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